문화생활

세월호·이태원 참사, 정말 '사고'에 불과할까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를 ‘사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뜻밖의 불행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시스템의 실패가 배경에 있다. 최근 경기도 화성의 아리셀 화재 사건에서도 23명이 사망했으며, 사전에 위험 요소가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 비극이다.

 


저널리스트 제시 싱어는 저서 '사고는 없다'를 통해 '사고'라는 개념이 시스템의 실패를 은폐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를 개인의 잘못이 아닌, 사회적 조건과 환경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에서 흑인과 선주민이 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은 것은 그들이 더 위험한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며, 대형 참사 뒤에는 개인의 책임을 묻는 경향이 강하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생존자와 피해자들의 경험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으며, 그들의 이야기가 예방의 길잡이가 된다. 시스템의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사고의 원인을 개인의 부주의로 돌리는 것은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대신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사고를 단순한 우발적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이면에 있는 구조적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사랑과 분노의 태도를 가지고, 예방할 수 있는 피해를 허용하는 시스템에 맞서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는 없다, 이를 알리는 것이 무력감을 극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