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과 구직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입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어디든 합격만 하면 다니겠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신입 취준생 464명 중 55.2%가 '취업만 되면 어디든 관계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목표 기업을 정하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취업에 성공하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기업 형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중소기업·스타트업'(15.1%), '중견기업'(12.1%), '공기업·공공기관'(8.4%), '대기업'(7.3%), '외국계 기업'(1.9%) 순으로 응답이 이어졌으며,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구직 활동에서의 급박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빨리 취업해야 해서’라는 이유가 55.1%로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으며, ‘길어지는 구직 활동에 지쳐서’(39.1%), ‘스펙이 부족해서’(31.3%), ‘경기가 나빠 채용이 줄어들 것 같아서’(28.5%)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목표 기업을 정한 취준생들(208명)은 주로 ‘연봉’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24%)으로 꼽았다. 그 뒤를 이어 ‘워라밸 보장 여부’(14.4%), ‘복리후생’(13.9%), ‘개인 커리어 발전 가능성’(12%) 등의 항목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연봉’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기업 문화나 분위기, 근무지 위치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취준생들이 목표하는 연봉은 성과급을 제외한 기본급 기준으로 평균 3,394만원이었다. 구간별로는 ‘25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이 36.2%로 가장 많았고, ‘3000만원 이상~3500만원 미만’(30.8%), ‘3500만원 이상~4000만원 미만’(17.2%) 등의 순이었다. 연봉 수준은 중요한 요소지만, 급여가 아닌 다른 조건들을 중요시하는 취준생도 적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취준생의 약 37.3%가 목표 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이직을 준비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이들은 평균 1.8년을 근무한 후 이직을 고려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1년~1년 6개월 미만 근무 후 이직 준비를 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19.7%로 가장 높았다. 이는 취준생들이 단기적인 경력을 쌓은 후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이직하려는 경향을 반영한다.

 

사람인 관계자는 “급하게 묻지마 지원을 할 경우 합격 가능성이 낮아지고, 입사 후에도 적응하지 못하거나 조기 퇴사할 위험이 크다”며, 신중한 지원과 기업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험이나 인맥이 부족한 신입들이 기업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전·현직자들의 조언을 받거나 멘토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직 시장의 불확실성과 경쟁의 심화로 인해 자신감이 부족한 취준생들도 많았다. 응답자의 36.9%는 “올해 취업에 성공할 자신이 없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어필할 만한 스펙 부족’(61.4%), ‘경기 침체로 채용이 줄어들 것 같아서’(42.1%), ‘경쟁자들의 실력이 높아지고 있어서’(35.7%) 등이 있었다. 

 

결국, 구직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입 취준생들이 급박한 마음으로 취업을 목표로 설정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기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급여와 개인적인 성장 가능성 등으로,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신중한 전략과 신속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